태국과 캄보디아가 천년 역사의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을 둘러싸고 벌이는 분쟁이 2025년 들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식민지 시대 지도 오류에서 시작된 갈등이 현재까지 이어지며 민간인 사망까지 발생했다.
지금도 동남아시아에서는 총성이 멈추지 않고 있다. 태국과 캄보디아가 국경 지역에서 벌이고 있는 분쟁 때문이다. 2025년 7월 24일에도 양국 군대가 교전을 벌여 민간인까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체 무엇 때문에 이웃 나라끼리 이렇게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걸까?
모든 갈등의 시작: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
분쟁의 핵심에는 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이 있다. 9세기부터 11세기에 걸쳐 크메르 제국이 건설한 이 힌두교 사원은 단순한 종교 건물이 아니다. 525미터 높이의 절벽 위에 자리 잡은 이 사원에서는 캄보디아 평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 때문에 200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원이 유명한 이유는 아름다움 때문만이 아니다. 바로 태국과 캄보디아 두 나라가 백년 넘게 '내 것'이라고 주장하며 싸워온 땅이기 때문이다.
식민지 시대가 남긴 상처
이 분쟁의 뿌리는 19세기 말 식민지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04년 프랑스가 인도차이나 반도를 식민화하면서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선을 그었는데, 이때 지도 제작 과정에서 실수가 생겼다.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이 실제로는 태국 쪽에 가까웠는데, 잘못 그어진 지도 때문에 캄보디아 영토로 분류된 것이다.
문제는 당시 태국(시암) 정부가 이 실수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무려 30년이 지난 1934년에야 오류를 알아챘지만, 이미 늦었다. 캄보디아가 독립한 후인 1959년, 태국이 이 지역에 군대를 주둔시키자 캄보디아가 국제사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
1962년 국제사법재판소는 9 대 3으로 캄보디아의 손을 들어줬다. 태국이 50년 가까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캄보디아의 영토로 인정한 것이다.
2025년, 다시 불붙은 갈등
그런데 2025년 들어 이 오래된 갈등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지난 5월 28일 국경 지역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해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사망한 것을 시작으로, 양국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특히 7월 24일 발생한 교전은 그 규모가 심각하다. 캄보디아군이 로켓포를 사용해 공격했고, 태국은 F-16 전투기까지 동원해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태국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부상을 당했다.
경제 전쟁으로 번진 갈등
군사적 충돌과 함께 경제 분야에서도 보복이 이어지고 있다. 캄보디아는 태국으로부터 모든 연료와 가스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태국산 과일, 통조림, 심지어 TV 드라마까지 수입을 금지했다.
이는 캄보디아에게도 큰 타격이다. 2022년 기준 캄보디아의 대태국 수입액은 38억 달러에 달하고, 이 중 연료가 27%를 차지한다. 하지만 캄보디아 정부는 "다른 공급처에서 충분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함께보면 좋은 글] 전시작전통제권이란? 지금 꼭 알아야 할 5가지 핵심 정보
전시작전통제권이란? 지금 꼭 알아야 할 5가지 핵심 정보
전시작전통제권은 전쟁 시 군 작전을 통제할 권리로, 현재 한미연합군사령관이 행사하고 있다. 1950년부터 이어진 이 권한의 환수는 여러 차례 연기되어 왔으며, 최근 이재명 정부가 관세 협상
growthmemo.tistory.com
해결책은 있을까?
국제사회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국은 "깊이 우려한다"며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고, 영국과 일본은 자국민들에게 국경 지역 여행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캄보디아는 이 문제를 다시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분쟁 중인 4개 지역에 대한 최종 판결을 받겠다는 것이다. 반면 태국은 양자 협상을 통한 해결을 선호하고 있어 접근 방식에서부터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평화로운 해결을 기대하며
백년이 넘는 분쟁을 단번에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무력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더군다나 이번 갈등으로 민간인까지 희생되고 있어 더욱 안타깝다.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은 천년 전 크메르 제국의 찬란한 문화를 보여주는 인류의 유산이다. 이 아름다운 사원이 갈등의 상징이 아닌 평화의 상징이 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란다. 양국 정상들의 지혜로운 결단과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정치&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국 계엄령 발생 지역과 원인 5가지! 지금 가면 위험할까? (0) | 2025.07.27 |
---|---|
중국 전승절 완전 가이드: 9월 3일이 갖는 역사적 의미와 배경 (9) | 2025.07.23 |
참정당 가미야 소헤이 누구인가? 일본판 트럼프? (13) | 2025.07.20 |
외환죄 완전 해부: 최근 이슈로 주목받는 국가 안보 범죄의 모든 것 (8) | 2025.07.16 |
전시작전통제권이란? 지금 꼭 알아야 할 5가지 핵심 정보 (15) | 2025.07.12 |